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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어나 꿈꾸어라

작성자 : 허다영
작성일 : 12-03-26 16:55 / 조회1,774회 / 댓글0건
날이 저물어 가듯
나의 사랑도 저물어 간다.
사람의 영혼은
첫날부터 혼자이던 것
사랑도 혼자인 것
제 몸을 태워야만이 환한
촛볼 같은 것
꿈꾸며 오래오래 불타려해도
줄어드는 밀랍
이윽고 불빛이 지워지고
재도 하나 안 남기는
촛불같은 것.
날이 저물어 가듯
삶과 사랑도 저무느니
주야 사철 보고싶던 그 마음도
세월따라 늠실늠실 흘러가고
사람의 사랑
끝날엔 혼자인 것
영혼도 혼자인 것
혼자서 크신분의 품안에
눈 감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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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해. 밀크. 나는 해낼 수 없었는데, 넌 해냈구나. 갑자기 부러워지네.""?"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하는 나와 아이샤. 그리고 미리내. 익룡이 머리를 들어 하늘을 보며 운다. 마치 나를 놀리는 것처럼. 그럼 자기는 이해했다는 건가? 아침. 여기는 해안가. 어젯밤, 나와 아이샤가 죽음의 문 앞에 갔던, 바로 그 장소. "아직도 이해가 가지 않아."한심하지만, 그 뒤에 나는 그대로 기절해버렸다. 긴장이 갑자기 풀리니까, 그동안 쌓였던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온 모양이다. 라피스의 마법은, 몸을 치료하기는 해도 피로를 풀어주지는 못하는 모양이지? 눈을 비비며 하늘을 바라보았을 때 보인 것은, 내 옆에 꽃혀있는 나의 검, 라 브레이커와, 그 옆에서 자고 있는 아이샤와 미리내. 그리고 바다를 바라보는 셀. "벌써 아침인가."어젯밤의 일은 꿈일까. 그러나 저 멀리 보이는 핏자국이, 그게 꿈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었다. 비록 공룡의 시체는 볼품없이 변해있었지만. 아마, 다른 공룡들에게 뜯긴 모양이겠지. 그것이 한 생명의 최후의 운명인가. 공룡의 왕이라고 불렸던 존재치고는, 너무 허망한 죽음인걸. "그렇지도 않아."나를 향해 걸어오며 말하는 셀. 그녀의 얼굴이 쓸쓸함과 기쁨이 뒤섞여 있다. 좀 묘한 표정인 걸. 하지만."생명은 태어나서 자라고, 자손을 낳고 언젠가는 죽는다. 그것이 자연의 정해진 법칙인걸."그 말을 할 때의 그녀의 표정은, 어째서 티없이 맑게 보였던 걸까. ".....""....." 한동안은 침묵한다. 나도, 그녀도, 할 말은 많은데 입을 열 수가 없다. 생각이 온통 뒤섞여 있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조차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셀........어......언........"이런. 아직은 '언니'라고 부를 수가 없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누나'라고 부른 상대에게, 갑자기 언니라고 부른다? 왠지 모르게 어색하다. 잘못된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비록 그것이 올바른 말이라고 해도. "누나라고 불러도 돼."웃어보이며 말하는 셀. 그녀의 표정은 꾸밈이 없었다. 그래. 어차피 조금씩 고쳐나가면 되겠지. 나는 웃으며 답한다. "알았어요. 누나."풋. 나도 모르게 터지는 웃음. 하긴, 여자애가 누나라는 말을 쓰는 것도, 좀 이상하지 않은가. 나와 셀은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소리없이. 파도소리만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었다. - 계속 -후기)잊어버리고 있던 검과, 잊혀진 존재였던 셀이 나타났군요.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왜 이제서야 나타난 걸까. 그건 내일 연재할께요. [공룡 판타지] 레이니 이야기 19-382 첨부파일 : 등록자 : 곽재욱(knock10) 조회수 : 17 등록일 : 2001-05-22 20:15:27 관련자료 : 없음 본문크기 : 6246 bytes 공룡 판타지 19-382레이니 이야기 - 기다림의 끝(18) 잠깐동안의 침묵. 그리고 그 끝. 파도 소리를 배경으로 하여, 나는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좀 늦은 것 같네요."와 준 것은 고맙지만, 그동안 그녀는 뭘 하고 있었을까. 그녀의 마음에 새겨진 안타까움을 내가 알아보지 못했었다면, 나는 화를 냈을 것이다. 분명히.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어째서일까. "미안해. 하지만 어쩔 수 없었어."그런 그녀의 표정은, 마치 한 줄기 따스한 바람같았다. 악의가 없는 그 모습에는, 분노를 퍼부울 충동이 일지 않는다. "그런가요."고작 그 정도로 말이 맺어지고 만다. 한심해. 하지만 그녀가 나의 호위기사가 아닌 이상, 그렇게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닐지도 모른다. 어차피 그녀는....."날 원망했을거야. 어젯밤까지.""아, 아뇨."왜 그녀에게 원망을 하겠는가. 원망하고 싶어도, 원망할 대상도 없었지 않은가. 검을 버린 것은 결국 나이고, 기세좋게 나갔다가 하늘에서 추락한 것도 결국 나인데. 그런데 어째서 그녀에게? 영문을 모르겠다는 나에게 답하는 그녀의 한 마디."나, 네가 고생하는 걸 지켜보고 있었어.""네?"잠시 굳어진 나. 순간적으로 밀려오는 원망. 그럼, 그녀는 내가 기진맥진한 것을 보고도, 내가 괴물에게 맞아서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을 보고도, 나를 도우러 오지 않았다는 건가? 섭섭하다는 감정이 내 몸을 떨리게 한다. 그동안 내가 겪은 고통 때문에. 그런데."!"셀의 마음에 실린, 무거운 무언가. 그것이 나를 가로막았다. 비록 그것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는 없지만, 나를 잡아누르는 어떤 압박감. '마법인가?'그렇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이것은 차라리 슬픔. 무력감. 그리고 안타까움. 그런 감정들이 내게 느껴지면서, 분노한 나의 마음을 잡아누른다. 이건 도대체 무엇인가. 내 얼굴을 쳐다보던 그녀가 깜짝 놀란다. 그리고 말한다. "너..... 내 마음을 읽었니?"그녀가 얼굴을 붉힌다. 뭔가 숨기고 싶은 게 있나? 그러나 나로선 알 수 없는 일이다. 정확히 무엇인지 파악할 수 없기에, 그저 조용히 고개를 저을 뿐. 안심한 듯이 한숨을 쉬는 셀. "다행이네. 좀 부끄러운 일이라서, 말하기 싫었거든.""?"그리고는 입을 다물어버리는 셀. "바닷바람이 시원하네.""그렇네요."한동안 그 말만이, 우리 사이를 떠돌고 있었다. 그 이상의 무언가를 묻고 싶지만, 아까 느낀 셀의 어두움이 마음에 걸려서, 나는 말없이 앉아있었다. 그리고."묻고 싶은 게 많은 모양이네. 밀크.""....."당연하다는 말을 하고 싶지만, 그 말은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나오는 것은 다만 한숨뿐. 그리고 이어지는 것은 바다의 파도소리. 그리고 물보라. 그것이 내 발 끝에 닿으려다가 힘을 잃는다. 그리고 다시금 물러나간다. "아마 궁금한 게 많을 거야. 일부는 검이 답해주겠지만, 나머지는 내가 답할 수 있겠지. 물어봐. 묻고 싶은 게 많을테니."그녀의 손이 내 손을 잡는다. 어째서 그것이 힘없이 느껴졌을까. 나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고, 그녀의 손을 마주잡았다. 내 입이 열린다. "처음부터 지켜보고 있었다면....."가급적 감정을 억제한다. 그러지 않으면 섭섭하다는 열풍이, 내게서 쏟아져 나올 것 같으니까. 나 자신을 누르면서, 나는 말한다. 하지만."어째서 더 빨리 오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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